도널드 노먼은 누구?
도널드 노먼(Donald A. Norman, 1935년 12월 25일 ~)은 UX(User Experience, 사용자경험)이라는 개념을 만들었고, 인간 중심 디자인에 대해 연구해온 디자이너, 교수, 작가, 심리학자이다.
그의 이력이 엄청나다. IDEO이사, 휴렛패커드 이사, 애플 부사장을 역임했고, 캘리포니아 대학교 인지과학 명예교수, 노스웨스턴 대학교 컴퓨터과학과 명예교수, 그리고 닐슨 노먼 그룹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미국 예술과학 학술원 및 국립공학원 회원이다.
유명한 저서로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 심리학>, <도널드 노먼의 인터랙션 디자인 특강>. <도널드 노먼의 UX 디자인 특강>이 있고, 내가 요즘 읽고 있는 것은 <도널드 노먼의 인터랙션 디자인 특강>이다.
책<도널드 노먼의 인터랙션 디자인 특강>
도널드 노먼은 경력을 봤을 때 나이가 많은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책만 봐서는 현재 나이나 직책과 상관없이 디자이너 다운 세련된 감각과 창의적인 생각이 마치 의욕넘치게 이제 이 일을 시작하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물론 한 분야에서 대가가 된 사람이 가진 내공이 느껴진다. 군더더기가 없이 내용에 일관성이 있어서 책이 크게 두껍지도 않은 편이다.
책<도널드 노먼의 인터랙션 디자인 특강>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에 대해 다루는 책이다. 인터렉션 디자인에 관하여 자신의 흥미로운 일화나 이 사람만이 가볼 수 있는 듯한, 다양한 산업 디자인 관련 컨퍼런스의 내용 그리고 거기서 만난 전문가들과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디자인 원리를 쉽게 말해준다.
책<도널드 노먼의 인터랙션 디자인 특강> 흥미로운 부분 2가지
1. 로봇과의 가상 인터뷰
책의 마지막 부분은 전개의 참신함에 깜짝!놀라는데 기계들의 대표에게 메일을 받았다면서 가상으로 인터뷰를 한 내용이 나온다. 기계와의 몇 번과의 대담 후에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처럼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에 대한 원칙이 정리되었다며 도널드 노먼이 제안하는 디자인 원칙이 나온다. 독특한 전개덕에 독자입장에서는 이 제안이 도널드 노먼의 일방적인 제안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기계 대표와 수차례의 대담 끝에 기계측 입장, 인간측 입장을 고루 고려하여 균형잡힌 원칙이 세워졌구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늘 느끼지만 디자인은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배울 필요가 크다. '순수 예술'이 미적인 면을 강조한다면 디자인은 미적인 면과 동시에 생활 속 사물에 대한 '궁리'가 들어있다. 시소의 양쪽이 모두 공중에 떠있게 만들 듯이 아름다움과 궁리, 양쪽의 어느 쪽도 놓치지 않게 심혈을 기울이는 첨예한 사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섬세한 사람들이 이렇게 하루 종일 그 '궁리'에 대해 연구하고 이다. 이 사고과정을 책으로라도 접한다면 누구나 자기 생활에 비슷하게 적용할 수 있고 생활습관이 개선되는 부분이 많다.
2. 지능형 시스템이 서로 다투는 등 갈등이 일어나지 않을까?
지능형 시스템이 생활 속에 들어올 경우 생길 수 있는 미래 속 상황으로 지능형 시스템이 서로 싸우거나, 사람과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지능형 시스템과 인간의 갈등은 예를 들어, 신발을 사려고 할 때 일어날 수 있다. 신발을 사려고 하는데 기계가 결제를 거부한다. "안 됩니다. 결제가 거부되었습니다. 이미 충분히 많은 신발이 있어요." 그런데 옆에서 또 다른 기계가 말한다. "사세요. 다음 주에 중요한 약속이 있잖아요."
또한 지능형 시스템끼리도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재밌는 것은 냉장고와 체중계의 갈등이다. 냉장고가 우리가 좋아하는 음식을 주문하겠다고 할 때 옆에서 체중계가 이 분 건강 측정 결과를 보니 그걸 주문하면 안된다며 구매를 막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는 것만으로도 관련된 재밌는 상상이 쏟아져 웃음이 나온다. 어른이나 아이나 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이 디자이너의 새로운 관점과 자신의 사용자 경험을 떠올려 재밌는 생각들을 이어나갈 것이다.
도널드 노먼의 책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원서의 출판연도
도널드 노먼의 책 중 초기의 책이 최근에 번역되면서 원서와 국내 출판의 순서가 다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한 사람의 생각이 계속 축척되고 조금씩 변화되는 데는 방향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원서 출판 순서대로 읽으면 좋을 것이다.
사실 미처 생각 못했던 점이다. 다른 책들도 이런 일이 있지 않나 생각해봐야 겠다. 특히 이렇게 자신의 생각을 차근차근 책으로 내어 왔던 사람은 순서대로 읽으면 비교하는 재미도 있겠다.
마침 어제 리히트 다비트 프레히트라는 독일 철학자의 책 두 권의 서문을 읽으며 생각이 혹시 달라졌나 비교하며 읽었는데 국내 번역 출판순서를 무조건 신뢰하고 읽었다. 다시 확인해봐야 겠다.
일단, 번역된 책의 순서를 메모해둔다. 괄호 안이 원서 출판 연도이다.
(출처 : https://brunch.co.kr/@pliossun/215)
1.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 심리학 (1993)
2. 도널드 노먼의 인간 중심 디자인 (1999)
3. 감성 디자인 (2005)
4. 도널드 노먼 인터랙션 디자인 특강 (2007)
5. 도널드 노먼의 UX 디자인 특강 (2010)
6. 도널드 노먼의 디자인과 인간 심리 (2013)
이 순서를 정리한 한 디자이너 분의 브런치의 글을 보다가 내가 읽은 책이 무려 17년 전에 쓰인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지금까지도 기가 막힌다. 책을 읽으며 약간 느껴지는 인공지능, 지능형 시스템의 시차에 대해 우리나라 출판연도가 2022년인 것을 감안하여 '그렇지 한 3~4년 전에는 네비게이션이나 세탁기가 이 정도 수준이긴 했지' 하며 읽었다.
물론, 책을 순서대로 읽지 못하더라도 통하는 원리,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배울 수 있다. 대신 이 사람의 생각의 흐름을 보려면 책을 다 읽어보거나 후반부 책을 위주로 순서대로 읽으며 생각을 정리해도 좋겠다.
이 분이 10여년 째 책을 안내신다고 한다. 80대에 책을 내신 게 아니고 70대에 내신 17년 전 책을 읽은 것이다. 17년 전에 나는 스마트폰도 쓰고 있지 않았는데.
너무 재밌습니다.
답글삭제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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