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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엔지니어링 책 후기

 인공지능 교육과 노벨엔지니어링이 접목된 이 책은 그 자체로 아주 독창적입니다. 특히 서문부터 공감이 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코드 작성에만 초점을 맞춘 교육 방법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성장하는데 있어서 충분하지 않다는 것, 특히 "길고 복잡한 코드가 문제해결 역량을 길러주는 것이 아니다" 라는 말이 크게 공감되었습니다. 노벨엔지니어링이라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초등교육에서 특히 많이 시도되어왔으며 그만큼 효과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인공지능 교육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흥미롭고 이미 시도한 많은 사례들을 아낌없이 실어두어서 이를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수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그림이 그려지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노벨엔지니어링도 궁금했는데 챕터의 구성이 알차서 노벨엔지니어링이 무엇인지 감도 잡기에 좋았습니다

 각 챕터의 구성은 1) 인공지능 배경지식, 성취기준 내용요소를 살펴보고 2) 관련 AI 프로그래밍 내용을 소개한 뒤  3) 노벨엔지니어링으로 진행되는 수업 흐름 4) 추가로 제안하는 수업 활동, 윤리적 토론거리로 되어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4) 수업에 추가로 제안하는 활동 내용에는 많은 고민이 엿보입니다. 이야기로 수업을 시작하고 윤리적 토론으로 쟁점에 대해 함께 이야기한다면 훌륭한 STEAM 교육이지않을까 생각되어 수업에 적용하고 싶은 부분이 참 많았습니다.     

 책의 내용 중 엔트리의 인공지능 블록을 이용하여 심봉사에게 도움을 주는 작품을 개발하는 수업도 인상적입니다. 앞에 있는 사물을 인식하는 기능, 텍스트를 읽는 기능을 단순히 써보는 것이 아니라 심청전이라는 이야기를 도입하여 아이들이 문제상황에 푹 빠져들게 하는 것만으로도 수업의 반이 완성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수업에서는 심봉사를 위한 웨어러블기기 설계까지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심봉사에게 웨어러블기기를 설명하는 편지글쓰기를 하게 되는데 이런 수업들이야 말로 책의 표지에서 말하는 미래형 STEAM교육이지 않나 생각됩니다.

 AI 교육이란 단순히 기술을 습득하고 사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과 논리적인 사고력을 함양하고, 도덕적 가치와 윤리적 판단력을 함께 배양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교육 방식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독서·공학 융합 수업인 '노벨 엔지니어링'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벨 엔지니어링은 책의 문제 상황을 파악하여 직접 해결책을 설계하고, 이야기를 다시 써보는 과정으로 이루어지는데, 이는 AI 교육에 적용하기에 이상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노벨 엔지니어링의 핵심은 스토리텔링이고 책 속 문제 상황을 통해 등장인물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감정이입하여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이야기를 바탕으로 유의미한 문제 해결 과정으로 학생들의 역량을 자극할 수 있고 더불어 AI의 필요성을 더하면 체계적인 문제 해결 방법을 학생 스스로 구상해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수업을 이끌어나가는 입장에서 어려울 것같지만 노벨엔지니어링으로 어느 정도 다가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AI 윤리 교육으로의 확장성도 높다는 점도 이 책의 매력입니다. AI 시대에서는 AI의 사회적·윤리적 파급력을 늘 고려해야만 하는데 실생활과 밀접한 스토리로 진행되는 AI 수업은, AI가 등장인물, 즉 사람에 끼치는 영향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따로 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AI 시대에 필수적인 삶의 태도를 내재화시켜 준다고 생각합니다. 각 챕터의 마지막 단계에는 관련된 윤리적 토론거리도 소개됩니다.

 AI교육 SW교육에 관심이 안갈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는 교사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스크래치의 아버지 미첼 레스닉이 쓴 "평생 유치원"이라는 책의 서문에 한 일화가 소개됩니다. 스크래치 초창기에 같은 작품이 30여개 올라와서 사이트에 문제가 있는 줄 알았는데 한국의 수업시간 학생들 작품이었다는 것입니다. 그 일화는 책의 다른 내용을 압도할 정도로 인상적이고 약간 부끄러운 마음이 들게했습니다. SW교육이 도입된지 수년이 지나고 AI 교육으로 이어지는 지금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을 알려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 시도하는 노벨 엔지니어링이 현장에서 더 다양하게 시도되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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