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콘텐츠로 건너뛰기

(책) 메타버스 장르문학상 수상작품집1 中 이성민, 그린룸

도서관에서 메타버스 

장르문학상 수상작품집을 읽어보았다.










책 이름은

메타버스 장르문학상 

수상작품집1 이다.


메타버스 문학상이라는 주제는

요즘 흐름에 맞는 

흥미로운 시도같다.


여러 개의 단편 중 

책 뒤 표지에 

소개된 간단한 줄거리를 보고

두 번째로 실린 

이성민 작가의 그린 룸을 골랐다.


이야기를 읽기 전에

작가의 말을 먼저 읽어보았는데

마침 첫 문장에 

언급된 <레드 데드 리뎀션2>은

남편이 플스5를 사서 

가장 열심히 했던 게임이었다.


작가는 어느 날 이 게임 속

NPC를 따라 다녀볼까하는

호기심이 들었고

NPC를 따라 다녀 보았다고 한다.

그 경험이 이 소설의 

시작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NPC가 SF소설의 

드문 소재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상상을 자극하고 궁금한 

때로는 섬뜩한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어렸을 적 게임을 하다가

NPC에게 필요 이상으로

몇 번 더 말을 걸어보면서 

다른 엉뚱한 대답을 하지는 

않는지 기대해보기도 하고 

NPC 앞에서 엉뚱한 행동을 하거나 

(앞에서 주먹을 휘둘러보거나ㅎ)  

조금은 따라가 보기도 해봤을 것이다.


나는 워낙 소설을 안 읽다보니 

최근에 읽은 소설이라고는

테드 창의 "숨"이 다였다. 


장르도 같고 

그 책 역시 단편집이라 읽으면서

두 작가의 글을 비교하게 되었는데 

테드 창의 상상력은 섬세한 면이 있고

이 이야기는 문장의 서술이 

시니컬하거나 부연 서술하는 부분이 재미있다.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데이빗이 아내의 죽음 이후 메타버스에

한동안 발을 들이지 않았다는 것과

메타버스 세계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서술하는 부분인데 

은근히 부정적으로 그려내는 부분이 재밌다.

기술이 부담스울정도로 발전했고 

과하게 의존하는 상황을 묘사한다.


미각은 메타버스에서 대신 해주고

포만감은 유동식을 주입하며

메타버스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데

작가 말대로 식사이긴 식사인 셈이다.


또 전통 장인의 요리법을

배워 똑같이 구현한 음식점을 

메타버스 세계 안에서 개업했지만 

전혀 인기를 끌지 못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미 그 메타버스에서는

기술적으로 그 이상의 만족감,

몇 백 배 강한 느낌으로 미각을

충족시키기 때문에 

전통 장인의 맛집이 더 이상

흥미롭지 않다는 것이다.


이 부분만으로도

또 다른 단편이 나올만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도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다.


-재밌는 부분1-

"눈앞에 '조정 완료' 표시가 떴다. 

사용자의 오감을 가상세계와

연동하는 데는 대략 십 초의 시간이 걸린다.

오랜만에 접속하는

경우엔 지금처럼 이십초. (중략)

 레이첼이 그렇게 되고 나선 

그동안 호리존트는커녕 

그 어떤 가상세계에도 발을 들이지 

않았었다. 메타버스의 선두주자인

파라다이스 사의 직원 가운데 

이렇게 구식인 인간은

-그리고 그런 특권을 가진 인간은- 

아마 자신이 유일하리라."

--------------------------------

-재밌는 부분2-

바텐더 NPC에게 

이 세계가 곧 삭제된다고 하는데도 

감정이 없는 NPC인지라 

태연히 웃으며 늘 하던대로 서빙을 한다.

후반부에

그런 바텐더 NPC 얼굴에서 

우연히 미소가 아닌

무표정이 보여서 주인공이 

의아해 하는 순간이 

묘사된다.

--------------------------------


남편이 플스2를 사고 

무료 게임을 받아서 한 것 중에

게임 중간에

빨갛고 투명하며

낫을 든 저승사자 캐릭터가

나오는 게임이 있었다.

(뭔가 보스 캐릭터라는 기운을 풍기는ㅎㅎ)


그 캐릭터가 유난히 

깨기 어려워서 옆에서

여러 번 재도전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 때 게임 속 캐릭터가 

능력이 뛰어나다보니

무섭고 만만하지 않다는 생각이

공포스러움으로 다가왔다.

외관도 무섭다보니

인상에 깊게 남았다.


이 이야기를 읽는 동안 그 게임 캐릭터가

계속 떠올랐다.

말랐고 민첩하고 긴 망토 같은 옷에 

챙넓은 모자를 쓰고

큰 낫을 든 캐릭터말이다.


반면, 

이 이야기 속 바텐더 NPC는 생각하지 못했던 

섬뜩함을 주는 캐릭터였는데 

항상 친절한 직업을 가졌기에 더 역설적으로

무서운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생각보다 이야기에서 바텐더 NPC 비중이

아주 크지는 않았지만

단편이라 더 많이 치우칠 수 없었던 것 같다.  



댓글

댓글 쓰기

Creative Commons Licen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