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체 긴 소설을 못 읽는데 테드 창이란 사람에게 관심이 있고
단편 모음이라 보게 되었다. 정말 짧은 글들이라 너무 좋다.
순서를 뒤죽박죽읽어도 부담이 없어 좋다.
테드 창의 소설부터 읽었고 4번도 제목이 흥미로웠다.
2,3번은 나도 모르게 먼저 읽었다.
단편 작품들은 짧아서 더 농축된 것 같아 아주 좋다.
시처럼 느껴졌다.
1. 2059년에도 부유층 자녀들이 여전히 유리한 이유
[It’s 2059, and the Rich Kids Are Still Winning - Ted Chang]
번역 전의 제목도 멋지다.
3. 망자가 했던 말
4. 딥페이크 여자친구 만들었더니 부모님이 나 결혼하는 줄 알더라
(28세 남)
[I(28M) Created a Deepfake Girlfriend and Now
My parents Think We’re Getting Married - Fonda Lee]
SF NAL이라고 하여 넷플릭스의 ‘고요의 바다’처럼, 레인(?)처럼
예상도 못한 상황이 설정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1~4까지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이고 그래서 의아한 생각이 들다가도
그게 매력이고 단편 소설이라서 그런 것일까? SF NAL이라는 장르가
그런 장르인가 궁금하다.
미지근한 글 같은데 상을 받았다고 하여 다시 읽어보다보면
이미 내다보이는 기술이 현실화 된 것이라 해서 뻔해보이다가도
세세한 통찰력이나 한 가지씩 똑부러진 설정이 있는 것 같다.
테드 창의 소설(1)은 신혼 부부 청약처럼 복지정책으로
유전자 조작이 제공되는 상황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뻔한 내용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뒤돌아 생각해보면
듣고보니 그런 일이 생기겠다이지 앞서서 내가 상상하거나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생각들이 담겨 있다.
확실히 이 사람 글은 찾아 읽은 보람이 있다.
화려한 설정이 아니어서 더 고수같다.ㅎㅎ
2는 휴고상 수상작이라는데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무기의 암호가 열살아이의 몸속에 있고
전쟁 중에 뽑힌 대통령은 그 무기를 쓰려면 자기 손으로 직접 아이를
죽여야만 한다는 원칙에서 갈등한다.
이 설정에서 고민하는 대통령과 주변 인물의 갈등은 수많은
SF드라마에서 이미 본 듯해서 뭐지? 하고 읽다가
약간의 새로운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보통 이러한 설정에서는 주변 인물, 그 아이의 생사를 결정하는
인물들의 고뇌와 갈등이 중심이 되고 희생 대상인 아이의 생각이나
감정의 변화 등이 자세히 묘사된 것은 적었던 것 같다.
어제 보았던 고요의 바다도 그렇다.
그 아이는 심지어 말을 잘 안하는? 못하는? 독특한 대상이다.
연민을 갖게 되지만 그냥 대상으로 그려진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그 아이의 생각과 그 아이의 눈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그리고 예술적이라고 느껴졌던 부분은
이 아이가 시를 쓰고 시가 글 속에서 등장한다는 것이다.
시가 특별히 멋진 시는 아니지만 시로 주인공의 마음이 드러나서
더 곱씹게 되고 더 압축된 문장으로 아이의 마음이 드러난다.
소설 속에서도 주변인물이 이 아이의 시를 모아 책을 내는데
그 시집으로 대중들에게 큰 반향이 일어난다.
책을 읽는 독자도 똑같이 그 대중이 되는 경험을 하는 것 같다.
시는 밋밋하게 느껴졌지만 마지막까지 그 아이의 시로 끝나는
소설의 장치(?)가 굉장히 세련된 부분이라고 느껴졌다.
4는 아주 예상한 그대로 흘러가는 소설이었다.
조금 아쉽지만 그럼에도 정말 인상깊었던 부분이 있다.
남자 주인공이 결혼해서 자식을 낳으라는 압박을 받는 이유가
자기도 외아들 아버지도 외아들인 탓이다. 고령화 사회의
미래모습이다. 게다가 본인이 외아들인 이유는
아버지 어머니가 학자금 대출을 갚을 때 탄소 발자국 세금
우대 신청을 하느라 애를 가질 수 없었다는 것이다.
저것만 가지고도 이야기가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적인 설정이었다.
3은 아주 독특했는데 지하철에서 졸면서 읽어서
다시 읽어야 할 듯하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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